도시계획시설실시계획인가처분취소

2003-11-21 서울고등법원 2003누324

이유

【원고, 항소인】 김창근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요찬)
【피고, 피항소인】 서울특별시 성북구청장(소송대리인 변호사 홍기배)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02. 11. 21. 선고 2002구합17293 판결
【변론종결】2003. 11. 7.
【주 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2. 3. 15. 한 성북구 고시 2002-24호 도시계획사업{서울 성북구 길음동 540~550간 도로(인수로) 개설공사} 실시계획인가처분의 토지조서 중 서울 성북구 길음동 541-137 대 23㎡, 같은 동 541-170 대 1㎡와 물건조서 중 같은 동 541-102 철근콘크리트 슬래브 3층 점포(근린생활시설) 1층 38㎡, 2층 38㎡, 3층 38㎡에 대한 부분은 이를 취소한다.
3. 제1, 2심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주문과 같다.
【이 유】1.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5 내지 7호증, 갑 제8호증의 1, 2,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1 내지 3, 을 제5호증의 1 내지 4, 을 제6호증의 1 내지 5, 을 제8, 9호증의 각 1, 2, 을 제10호증의 1 내지 8, 을 제11, 12호증, 을 제13호증의 1, 2, 을제14호증의 1 내지 3, 을 제16호증의 1, 2, 을 제19호증, 을 제20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영상, 당심증인 안병석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김창민, 장수희와 함께 서울 성북구 길음동 541-137 대 23m2, 같은 동 541-170 대 1m2(이하 이 두 필지를 '이 사건 토지'라 한다) 및 같은 동 541-102 대 19m2 등 토지 3필지와 위 지상 철근콘크리트조 슬래브지붕 3층 건물(이는 등기부상 같은 동 541-102 지상에 있는 것으로 되어 있고, 실제의 위 3층 건물은 이 사건 토지 외에 다른 사람 소유의 토지 위에도 걸쳐 건축되어 있으나, 이하에서는 이 사건 토지 및 같은 동 541-102 지상 건물만을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별지 도면 표시 참조)을 공유(지분 : 원고 4/7, 김창민 2/7, 장수희 1/7)하고 있다.
나. 건설부장관은 1977. 2. 4. 건설부고시 제25호로 서울 성북구 길음동 3-6부터 같은 동 633-1 사이의 폭 12m, 연장 850m의 도로에 관하여 도시계획시설(도로) 결정을 하였고, 그 후 서울특별시장은 1977. 3. 7. 서울특별시 고시 제51호로 그 지적승인을 고시하였다(이 때에 건설부장관 내지 서울특별시장은 위 신설도로의 차선 수나 위 신설도로를 왕복 내지 일방통행으로 사용할 것인지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다. 그런데, 위 지적승인 당시 서울특별시장은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이 위 도시계획시설 결정에 따라 신설되는 도로와 기존의 미아로가 y자로 교차하는 교차지점의 왼쪽 모퉁이에 위치하고 있자(을 제19호증 참조), 원활한 교통과 가시거리의 확보를 위하여 도로모퉁이의 길이와 가각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토지 중 같은 동 541-137 토지와 이 사건 건물 중 위 541-137 지상 건물이 위 도시계획시설 결정에 따른 도로부지에 포함되는 것으로 별지 도면 표시 ⑨, ⑦, ⑧의 각 점을 순차로 연결하는 12m 도시계획선을 그어 지적승인을 고시하였다(갑 제6호증, 을 제11호증 참조, 한편 이 당시에는 아래의 구 도시계획시설기준에관한규칙은 제정되지 아니하였다).
라. 그 후 서울특별시장은 총 7,038세대의 아파트 주택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길음 제1구역 내지 제6구역에서 간선도로인 왕복 8차선(도로 폭 38.3m)의 미아로에 연결되는 도로를 개설하기 위하여, 1996. 10. 19. 서울특별시 고시 제1996-284호로 위와 같이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12m의 도로 중 이 사건 토지와 건물 앞의 도로구간을 왕복 8차선의 미아로에 y자로 교차하는 2차선 유출일방통행 도로로 운영하기로 계획하고(갑 제5호증 참조), 폭 15m로 확장하는 도시계획시설(도로) 변경결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1996. 12. 24. 서울특별시 성북구 고시 제1996-111호로 그 지적승인을 고시하였다.
마. 그런데, 위 도시계획시설변경결정 및 지적승인고시 당시, 서울특별시장 및 피고는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이 도시계획시설 결정에 따라 신설되는 2차선 유출일방통행 도로와 기존의 왕복 8차선의 미아로가 y자로 교차하는 교차지점의 왼쪽 모퉁이에 위치하고 있자, 구 도시계획시설기준에관한규칙(2000. 8. 18. 건설교통부령 제257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설기준규칙'이라 한다) 제13조 제1항에 의하여 원활한 교통과 가시거리의 확보를 위한 도로모퉁이의 길이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2차선 유출일방통행 도로에 필요한 도로모퉁이의 길이와 가각에 대한 별도의 검토 및 측량없이(이 사건 신설도로가 앞서 본바와 같이 미아로에 y자로 비스듬이 교차하고 이를 2차선 유출일방통행 도로로 이용할 경우에는 미아로로 진출하는 차량의 시야확보가 위 두 개의 도로가 T자로 직각으로 교차하고 이 사건 신설도로를 2차선 왕복 도로로 이용할 경우보다 용이하므로,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하여 그어진 도로모퉁이의 선을 수용대상 토지와 건물이 줄어드는 쪽인 별지 도면 표시 ①, ⑬의 각 점을 연결한 선 방향으로 새로이 그을 필요성이 있었다), 위 1977. 3. 7.자 지적승인 당시에 고시된 위 12m 도시계획선 중 도로모퉁이의 선인 별지 도면 표시 ⑦, ⑧의 각 점을 순차로 연결한 선(이 도로모퉁이의 길이는 5m로서 위 시설기준규칙 제13조 별표에 따라 필요한 길이에도 맞지 않는다)을 그대로 둔 채, 별지 도면 표시 ⑥, ⑦, ⑧의 각 점을 순차로 연결하는 15m 도시계획선을 그어 이 사건 토지 전부와 이 사건 건물 중 약 4분의 3 정도인 이 사건 토지 지상의 건물부분이 위 도시계획시설 결정에 따른 도로부지에 포함되는 것으로 지적승인을 고시하였다.
바. 그 후 피고는 위 도시계획시설 도로 중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포함하는 성북구 길음동 540~550간 폭 15m, 연장 110m 도로(인수로) 개설공사(이하 '이 사건 도로개설공사'라 한다)를 직접 시행하기로 하고, 2002. 2. 15. 도시계획법 제62조에 따라 성북구 공고 제2002-67호로 도시계획사업(도로) 실시계획인가를 위한 공람공고를 한 다음, 2002. 3. 15. 성북구 고시 제2002-24호로 도시계획법 제61조, 제63조에 따라 도시계획사업(도로) 실시계획을 인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고시하였다. 위 공람공고와 고시의 토지조서와 물건조서에는 이 사건 토지 전부와 이 사건 건물(1층 50.10m2, 2층 49.50m2, 3층 50.10m2) 중 각층 38m2씩 합계 114m2가 수용대상으로 포함되어 있다.
사. 그 후 피고는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및보상에관한법률에 의하여 수용대상인 이 사건 토지 및 그 지상 건물에 관하여 서울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을 거쳐 2003. 5. 23.경 이 사건 토지 및 그 지상 건물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공탁하고, 먼저 이 사건 토지 중 원고 및 김창민, 장서희의 각 소유지분에 관하여 2003. 6. 4. 피고 명의로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으나, 원고 및 김창민, 장서희 등은 위와 같이 공탁된 손실보상금을 수령하지 아니한 채 위 재결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여 다투고 있다.
아. 한편,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토지 지상의 건물이 수용되어 수용건물이 철거되면, 이 사건 건물 중 잔존 건물은 1층 12.10m2, 2층 11.50m2, 3층 12.10m2만이 남게 되어 건물로서의 기능 및 효용가치가 떨어지고, 붕괴의 위험성마저 있기 때문에 사실상 건물로서 사용될 수 없다.
2. 관계 법령
[구 도시계획시설기준에관한규칙]
제13조 (도로모퉁이변 처리기준) ① 도로의 교차부분을 결정함에 있어서 원활한 교통 및 가시거리의 확보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도로모퉁이변의 길이를 별표 2의 기준이상으로 하여야 한다.
(별표)
교차각도 도로의 너비도로의 너비도로모퉁이의 길이60° 전후 35m이상 40m미만15m이상 20m미만10m
[도시계획시설기준에관한규칙 (2000. 8. 18. 건설교통부령 제257호로 전문개정된 것)]
제14조 (도로모퉁이의 길이 등) ① 도로의 교차지점에서의 교통을 원활히 하고 시야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도로모퉁이의 길이(교차지점에서 양쪽 도로를 잇는 부분의 길이를 말한다)를 별표의 기준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
교차각도 도로의 너비도로의 너비도로모퉁이의 길이60° 전후 35m이상 40m미만15m이상 20m미만10m
[구 도시계획법 (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도시계획에 관한 지적등의 고시) ① 시장 또는 군수는 제12조 제4항의 규정에 의한 도시계획의 결정고시가 있을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당해 도시계획구역안의 토지에 관하여 지적이 표시된 지형도상에 도시계획사항을 명시하여 건설부장관에게 그 승인을 신청하여야 한다.
제59조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자) ①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 또는 군수는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관할구역내의 도시계획시설사업을 시행한다.
제61조 (실시계획의 작성 및 인가) ①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도시계획시설사업에 관한 실시계획(이하 "실시계획"이라 한다)을 작성하여야 한다.
②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자(건설교통부장관 및 시·도지사를 제외한다)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실시계획을 작성한 때에는 시·도지사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제62조 (서류의 공람 등) ① 시·도지사는 제61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실시계획을 인가하고자 하는 때에는 미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를 공고하고, 관계서류의 사본을 14일 이상 일반이 공람하게 하여야 한다.
제63조 (실시계획의 고시) 건설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제61조의 규정에 의하여 실시계획을 작성하거나 인가한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내용을 고시하여야 한다.
제98조 (권한의 위임 및 위탁)
② 이 법에 의한 시·도지사의 권한은 시·도의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위임할 수 있다. 이 경우 시·도지사는 권한위임사실을 건설교통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부칙 제10조 (기존의 도시계획시설에 관한 경과조치)
③ 이 법 시행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도시계획시설결정이 고시된 도시계획시설에 대하여 그 결정의 실효에 관한 결정·고시일의 기산일은 제41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2000년 7월 1일로 본다.
[서울특별시도시계획조례]
제68조 (권한의 위임)법 제9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시장의 권한에 속하는 사무 중 별표3의 사무를 구청장에게 위임한다.
[별표3] 권한위임사무 (제68조 관련)
2. 도시계획의 결정·변경결정 및 고시에 관한 사항 중 다음의 사무
가. 도로 (폭 12미터 이하 또는 구도에 한함)
3.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에 관한 다음의 사무
다.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실시계획의 작성, 인가 및 고시, 실시계획을 위한 공람공고 및 그에 따른 공시송달 (시장이 시행하거나, 시장이 시행자를 지정한 사업은 제외한다)
3.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은 원고 및 김창민, 장서희의 공동소유인데, 원고만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는 원고 적격을 결여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공유자인 원고는 공유물인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보존행위로서 단독으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나. 그리고 피고는, 피고가 수용대상인 이 사건 토지 및 그 지상 건물에 관하여 서울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을 거쳐 2003. 5. 23.경 이 사건 토지 및 그 지상 건물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공탁하고, 이 사건 토지 중 원고 및 김창민, 장서희의 각 소유지분에 관하여 2003. 6. 4. 피고 명의로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모두 경료하였으므로, 원고로서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 및 김창민, 장서희 등이 위와 같이 공탁된 손실보상금을 수령하지 아니한 채 위 재결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지분소유권이전등기가 모두 경료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 및 그 지상 건물에 대한 수용절차가 확정적으로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로서는 위 재결의 기초가 된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없다.
4. 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절차적 하자에 관한 주장
이 사건 처분 또는 그 전제가 된 도시계획시설결정 및 변경처분에는 아래와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이 사건 처분이 당연무효라면, 무효를 선언하는 의미에서의 취소를 구한다.
(가) 피고는 이 사건 처분 이전에 이미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포함하는 부분에 대하여 1998년에 도시계획사업(도로) 실시계획을 인가·공고한 바 있음에도, 그 실효의 절차 없이 동일한 사업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중복된 처분이다.
(나) 이 사건 도로개설공사는 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구 도시계획법(이하 '구법'이라 한다) 제14조의 2( 도시계획법 제58조)에 의한 연차별 집행계획 수립대상인데, 이 사건 처분은 연차별 집행계획에 근거하지 아니하였다.
(다) 도시계획법 제41조에 의하면 도시계획시설 결정고시 후 20년이 지나도록 사업이 시행되지 아니하면 그 도시계획결정은 효력을 상실하므로, 이 사건 처분의 기초가 된 1977. 2. 4. 건설부고시 제25호 도시계획결정은 이 사건 처분 이전에 효력을 상실하였다.
(라) 구법 제14조( 도시계획법 제27조)에 의하면 일단 도시계획결정이 있은 후 2년 내에만 그 변경이 가능하고, 2년이 지나면 도시계획결정이 실효되는 것인데, 이 사건 처분의 전제가 된 1996. 10. 19. 서울특별시 고시 제1996-284호는 위 건설부고시가 있은 후 무려 19년이 지난 다음에야 이루어진 것이므로 무효이다.
(마)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조례에 의하면 서울특별시장은 폭 12m 이하의 도로에 대한 도시계획에 대한 권한만 자치구청장에게 위임하였을 뿐이므로, 폭 15m 도로에 대하여 구청장인 피고가 한 이 사건 처분은 권한의 위임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
(바) 구법 제15조( 도시계획법 제21조, 제8조)에 의하면 도시계획의 입안을 위하여 인구, 교통량 등의 기초조사를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피고는 이 사건 도로개설공사를 하면서 불필요한 가각의 설치를 고집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 충분한 기초조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 재량권 일탈 내지 남용에 관한 주장
이 사건 신설도로와 미아로가 만나는 지점은 '교차로'라고 볼 수 없어 시설기준규칙 제13조 제1항의 적용대상이라고 할 수 없으며, 가각을 설치하여도 교통량의 감소를 가져오지 아니하고, 유사한 경우 가각을 설치하지 아니한 사례가 많고 가각 설치의 편리함보다 이 사건 건물이 대부분 수용됨으로써 사실상 건물 전체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원고의 재산적 손해가 월등히 큰 점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사유재산권의 침해에 있어서 과잉금지의 원칙 내지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먼저, 재량권 일탈 내지 남용에 관한 주장에 관하여 본다.
(가) 이 사건 신설도로의 교차부분에 도로모퉁이와 가각이 필요한지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신설도로, 즉 2차선 유출일방통행 도로는 기존의 왕복 8차선의 미아로에 y자형으로 교차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의 위치는 원활한 교통 및 가시거리확보를 위하여 도로모퉁이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시설기준규칙 제13조 제1항에서 정한 "도로의 교차부분"(또는 현 시설기준규칙 제14조 제1항의 "도로의 교차지점")에 해당하여, 이 사건 신설도로에서 우회전하여 미아로에 진입하는 차량의 원활한 교통과 가시거리확보를 위하여 도로의 교차부분의 왼쪽모퉁이에 위치한 이 사건 건물의 일부를 수용하여 도로모퉁이의 길이를 확보하여 가각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이 도로모퉁이의 길이를 확보하여 가각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수용되는 개인 소유의 토지 및 건물 등의 침해되는 사익의 범위는 필요한 최소한도로 그쳐야 할 것이다.
(나) 피고가 도로모퉁이의 길이 및 가각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하여 그은 도시계획선 및 이에 기초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내지 남용한 것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첫째 원활한 교통과 가시거리확보를 위하여 도로의 교차부분에 도로모퉁이를 설치하도록 규정한 시설기준규칙 제13조 제1항은 앞서 관계 법령에서 본 바와 같이 교차하는 2개의 도로의 너비와 교차각도에 따른 도로모퉁이의 길이에 대하여서만 규정할 뿐, 한 도로에 교차하는 다른 도로가 진출입이 가능한 왕복통행 도로로 이용되는지, 아니면 진출만 가능한 일방통로 도로로 이용되는지 여부에 따라 도로모퉁이의 길이와 가각이 달라질 것인데도 이를 구별하지 아니한 채 규정하고 있고, 또한 2개의 도로의 너비와 교차도로의 진출입가능 여부에 따라 각 도로의 도로모퉁이의 출발기준점(예컨대 별지 도면 표시의 ⑦ 점)과 가각이 달리 결정되어야 할 것인데도 이에 관한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여 불합리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내부준칙에 불과한 시설기준규칙 제13조 제1항의 규정은 2차선 유출일방통행 도로로 사용될 이 사건 신설도로와 기존의 왕복 8차선의 미아로가 y자형으로 교차하는 부분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는 점, 둘째 더구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서울특별시장이 1996. 10. 19. 서울특별시 고시 제1996-284호로 이 사건 토지와 건물 앞의 도로구간을 왕복 8차선의 미아로에 y자로 교차되는 2차선 유출일방통행 도로로 운영하기로 계획하고 폭 15m로 확장하는 도시계획시설(도로) 변경결정을 하여 피고가 1996. 12. 24. 서울특별시 성북구 고시 제1996-111호로 그 지적승인을 고시함에 있어서, 시설기준규칙 제13조 제1항에 따른 도로모퉁이의 길이를 확보한다고 하면서도 위 규칙에 정해진 도로모퉁이의 길이를 확보하지 아니하고, 2차선 유출일방통행 도로에 필요한 도로모퉁이의 길이 및 출발기준점과 가각에 대한 별도의 검토 및 측량없이, 위 1977. 3. 7.자 12m 도시계획선 지적승인 당시에 고시된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한 도로모퉁이의 선(별지 도면 표시 ⑦, ⑧의 각 점을 순차로 연결한 선, 이는 이 사건 신설도로를 2차선 왕복 도로 내지 2차선 유출일방통행 도로로 사용할 것인지 여부가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그어진 도시계획선인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을 그대로 도로모퉁이의 선으로 지적승인을 하고 있어 그 합리성이 없는 점, 셋째 이 사건 신설도로가 미아로에 y자로 비스듬이 교차하고, 이를 2차선 유출일방통행 도로로 이용할 경우에는 미아로로 진출하는 차량의 시야확보가 위 두 개의 도로가 T자로 직각으로 교차하고 이 사건 신설도로를 2차선 왕복 도로로 이용할 경우보다 용이하므로,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하여 그어진 도로모퉁이의 선을 수용대상 토지와 건물이 줄어드는 쪽인 별지 도면 표시 ①, ⑬의 각 점을 연결한 선 방향으로 새로이 그을 필요성이 있는 점, 넷째 위와 같이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하여 불합리하게 그어진 도시계획선을 기준으로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이 수용되어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토지 지상의 건물이 철거되면, 이 사건 건물 중 잔존 건물은 1층 12.10m2, 2층 11.50m2, 3층 12.10m2만이 남게 되어 건물로서의 기능 및 효용가치가 떨어지고, 붕괴의 위험성마저 있기 때문에 사실상 건물로서 사용할 수 없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도로모퉁이의 길이 및 가각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하여 그은 도시계획선은 원활한 교통과 가시거리확보를 위하여 필요한 도로모퉁이의 길이 및 가각을 필요이상으로 넘어선 것으로서 그 합리성과 적정성을 결여하였고, 또한 위 도시계획선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사익은 이 사건 건물의 효용성을 전부 상실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 원활한 교통과 가시거리확보라는 공익보다는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위 도시계획선에 기초한 이 사건 처분은 과잉금지의 원칙 내지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피고의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내지 남용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나머지 절차적 하자에 관한 주장을 살펴 볼 필요도 없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운(재판장) 오연정 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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